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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 보람이 있다. 라멘무라 날은 점점 따뜻해져 가지만 감기는 좀처럼 낫지 않는다. 학기 초에 시작된 감기는 한 달이 지났는데도 낫지 않았다. 끊임없이 기침이 터져나와 견디기 힘들다. 기분이 몹시 우울하다. 뭔가 따뜻한 국물이 먹고 싶어져, 인터넷을 찾다본다. 마침 타임월드 백화점 근처에 라멘집이 있다는 포스팅을 발견했다. 곧바로 그곳에 가고 싶다고 이글루스에 포스팅을 올린 다음 날 저녁, 수업을 마치고 타임월드로 향했다.
라멘무라는 타임월드에서 이마트방향으로 조금 내려와 조금은 한적한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근처에는 농협과 편의점이 있어 이것을 기준 삼아서 찾아갔다. 하지만 근처에 일본라멘을 하는 집이 또 있었다. 생라멘이라는 간단한 간판과 늘어선 술병들이 인상적인 가게였다. 라멘무라를 갈 작정을 하고 나왔기에 잊어먹지 않도록 사진만 찍고 돌아섰다.
라멘무라는 참 작은 가게였다. 10명이 들어가면 가게 안이 꽉 찰 것 같다. 그 적당한 아늑함이 기분좋게 느껴진다. 전에 전주에 갔을 때, 순두부찌개를 먹으러 간 적이 있다. 순두부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던데, 가게가 굉장히 크고 깨끗했다. 테이블이 수십개가 넘고, 그 안에서 셀 수도 없는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다. 그 모집이 마치 전쟁터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번잡했다. 라멘무라는 그와 달리 작고 아늑한, 아지트같이 느껴지는 가게였다. 메뉴는 쇼유라멘, 미소라멘, 돈코츠라멘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 외에 매운 미소라멘과 미니동, 야끼교자가 있다. 야까교자는 현재 판매를 하고 있지 않지만 4월부터 다시 시작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 메뉴를 보고 나는 돈코츠를, 일행은 미소라멘을 시켰다. 듣기를, 미소라멘을 맛있게 잘한다고 해 기대를 하고 왔는데, 일행이 그것을 시켜 어쩔 수 없이 돈코츠를 시켰다. 조금 아쉬웠지만 별 수 없었다.
조금 기다리자 김이 무럭무럭 나는 라멘이 나온다. 적당히 반숙된 계란과 차슈가 올려진 라멘이다. 젓가락을 들어 휘휘 저어 한입 베어문다. 적당한 면발이 입안에서 국물과 같이 느껴진다. 다시 숟가락을 들어 국물을 맛본다. 진한 국물로 해달라고 했는데, 생각보다 가벼운 느낌이다. 하지만 그 맛은 일품이다. 앞에 앉은 일행도 숟가락을 들어 맛을 본다. 그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가득하다. 그 맛이 궁금해져 염치불구하고 일행의 라멘그릇에 손을 댔다. 지금까지 먹어본 미소라멘 중에서 상위에 속하는 맛이다. 돈코츠도, 미소도 모두 맛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먹기 시작한다. 젓가락을 쉴새없이 움직여 면을 입 안에 집어넣고 국물을 들이킨다. 국물 속에 가라앉아 있던 차슈도 꺼내 맛을 본다. 그 또한 맛이 좋다. 그렇게 나는 라멘을 탐닉한다.
라멘그릇이 그 바닥을 들어내니 그 정신이 제대로 돌아온다. 너무 정신없이 먹은 것 같아 같은 일행의 얼굴을 제대로 보기 힘들다. 하지만 염치불구하고 사장님께 말을 걸어본다. 스프는 직접 만드신 건지, 미소라멘에 들어가는 된장은 어떻게 하신건지, 야끼교자는 언제부터 판매를 하는지, 참 궁금한 것도 많다. 안경을 낀 젊은 사장님은 그 하나하나 신경을 써 대답해주신다. 그 사이 손님이 들어온다. 아쉽지만 장사를 방해할 수 없어 자리에서 일어난다. 밖으로 나오니 초저녁의 쌀쌀한 바람이 온 몸을 감싼다. 따뜻한 국물을 먹은터라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진다. 학교에서도 먼 이곳까지 온 보람이 있다. 오늘 참 맛있는 라멘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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